학교전담경찰관 태부족… 폭력 예방 역부족

- 국회 제도개선 토론회
경찰 1명이 학생 5496명 맡아

“학교폭력이 빈발하는 중학교에 학교전담경찰관을 집중 배치하고, 수사 경험이 있는 인력도 충원해야 합니다.”

학교전담경찰관(SPO)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경찰과 국회가 머리를 맞댔다. 경찰청과 박주민·소병훈·표창원·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학교전담경찰관(SPO)제도 개선 및 보완 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교폭력을 실질적으로 근절하기 위해 SPO 인력을 재조정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조인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16년 7월 기준으로 전국에 배치된 학교전담경찰관 1075명은 각각 1인당 11개교, 학생 5496명을 맡아 실질적으로 학교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학교에 SPO를 우선 배치한다면 1인당 담당 학교와 학생 수가 각각 3개교와 1355명까지 낮아져 제도가 더욱 내실 있게 운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주민 의원은 “전문성을 갖지 못한 경찰관이 업무를 담당하는 등 부족한 면이 있다”며 “학교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수사경험이 있는 경찰관을 SPO로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SPO는 피해 학생과 신뢰감을 형성하고 사생활까지도 공유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경찰에 심리적으로 기대려는 피해 학생과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한편, 학교폭력을 신고한 학생들이 가해 학생들에게 보복당할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신속하게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어머니인 임지영 대구 경복중학교 교사는 “SPO는 피해자와 보호자를 먼저 만나 피해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모든 조사 활동에서 피해자 보호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